술자리가 잦아지면 “이번엔 적당히 마셔야지” 하고 마음먹어도 생각대로 조절하기 어려울 때가 있죠. 최근 칡 추출물을 필요할 때 복용한 임상시험에서 폭음 일수가 줄었다는 결과가 나왔어요.
다만 연구에서 효과가 관찰됐다는 사실이 칡 보충제를 술 마시기 전에 먹으면 누구나 술을 줄일 수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. 어떤 방식으로 연구했는지, 결과를 어디까지 해석해야 하는지 차근차근 짚어볼게요.
누가 참여한 연구였을까
이번 임상시험에는 일주일에 한 번 이상 폭음을 하는 성인 알코올사용장애 환자 120명이 참여했어요. 연구에서 폭음은 한 번에 남성 5잔 이상, 여성 4잔 이상 마시는 경우로 정의했습니다.
참가자들은 칡 추출물 복용군과 위약군으로 나뉘었습니다. 연구 기간에는 두 그룹 모두 매주 짧은 상담도 받았어요. 따라서 연구 결과는 보충제만 따로 복용한 상황을 시험한 것이 아니라, 상담이 함께 제공된 조건에서 나온 결과입니다.
칡 추출물은 어떻게 복용했나
참가자들은 12주 동안 술을 많이 마실 것 같은 날, 예정된 음주 약 2시간 30분 전에 연구용 칡 추출물 또는 위약을 복용했습니다. 매일 정해진 시간에 먹는 방식이 아니라, 음주가 예상될 때 사용하는 방식이었죠.
이 복용 방식과 제형은 연구 계획에 맞춰 마련된 것입니다. 연구에 쓰인 양이나 제품 형태를 확인하지 않은 채 일반 보충제에 그대로 적용하거나, 술을 마셔도 괜찮게 해주는 제품으로 받아들이면 안 됩니다.
폭음 일수는 얼마나 달라졌나
12주 뒤 칡 추출물 복용군의 주당 평균 폭음 일수는 연구 시작 때 2.15일에서 1.42일로 줄었습니다. 위약군은 같은 기간 2.15일에서 2.06일로 큰 차이가 없었어요.
한 주 동안 폭음을 한 번이라도 경험한 비율도 칡 추출물군은 88%에서 58%로 낮아졌고, 위약군은 88%에서 81%로 소폭 줄었습니다. 연구에서는 두 집단의 변화에 차이가 관찰됐지만, 이 결과만으로 칡 추출물이 알코올사용장애를 치료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.
복용을 멈춘 뒤에도 차이가 있었나
연구팀은 12주 복용이 끝난 뒤에도 참가자들을 추적했습니다. 복용 종료 3개월 후에도 칡 추출물 복용군은 위약군보다 폭음 일수가 적은 상태가 관찰됐어요.
연구팀은 복용 기간에 음주량이 줄면서 참가자들이 자신의 음주 습관을 돌아보고, 음주량을 조절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을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. 이는 연구 결과를 설명하기 위한 해석이며, 지속 효과가 생긴 이유가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.
작용 원인은 밝혀졌을까
칡 추출물이 음주 행동과 관련된 신경계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제안돼 왔습니다. 칡의 이소플라본 성분인 다이드진이 세로토닌 대사 경로에 작용할 수 있다는 설명도 있지만, 이번 임상시험 결과만으로 사람에게서 작용 원리가 확인됐다고 말할 수는 없어요.
세로토닌은 기분과 수면 등 여러 기능에 관여하는 신경전달물질입니다. 성분이 어떤 경로로 작용하는지에 관한 가설과 실제 치료 효과는 구분해서 봐야 합니다.
시판 보충제와 음주 조절 시 주의점
연구팀은 시중에서 판매되는 칡 보충제가 임상시험과 같은 효과를 낸다고 가정하지 말라고 강조했습니다. 연구에는 표준화된 제형이 사용됐지만, 일반 제품은 원료와 성분 구성, 제형이 서로 다를 수 있기 때문이에요. 더 큰 규모의 연구도 필요합니다.
음주량을 줄이거나 금주하려는 사람은 보충제에 기대기보다 의료진과 상담해 자신에게 맞는 지원 방법을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. 오랫동안 많이 마셔 온 사람이 갑자기 술을 끊으면 금단 증상이 생길 수 있으니, 손떨림이나 식은땀, 구토, 혼란, 환각, 경련이 나타나면 의료기관의 도움을 받아야 해요.
이번 연구는 미국정신의학회지에 게재된 임상시험입니다. 연구 요약은 UCSF 연구팀의 발표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. 음주 중단과 금단 증상에 관한 안내는 미국 국립알코올남용·중독연구소(NIAAA) 자료를 참고하세요.
자주 묻는 질문
칡 추출물을 술 마시기 전에 먹으면 술이 덜 취하나요?
이번 연구는 취기를 줄이거나 음주를 안전하게 만들어주는 효과를 확인한 시험이 아닙니다. 연구 결과를 술을 더 마셔도 된다는 의미로 해석하면 안 됩니다.
약국이나 온라인에서 파는 칡 제품도 연구와 같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나요?
그렇다고 볼 근거는 부족합니다. 임상시험에는 표준화된 연구용 제형이 사용됐고, 시판 제품은 성분과 제형이 다를 수 있다고 연구팀도 설명했습니다.
술을 줄이려면 당장 끊는 게 좋을까요?
오랫동안 많이 마셔 왔거나 술을 줄였을 때 손떨림, 식은땀, 구토 같은 증상이 생긴다면 혼자 갑자기 끊기 전에 의료진과 상의하세요. 혼란, 환각, 경련처럼 심한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응급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.
이번 임상시험에서는 칡 추출물 복용군의 폭음 일수가 줄었고, 복용을 마친 뒤에도 집단 간 차이가 관찰됐습니다. 다만 연구용 제품과 시판 보충제는 같다고 볼 수 없고, 칡 추출물이 음주 문제의 치료를 대신하지도 않습니다.
음주 조절이 어렵거나 술을 줄일 때 몸이 불편하다면 보충제를 먼저 찾기보다 의료진과 안전한 방법을 상의해 보세요.
